떨어지지 않은 사과


100_089091년 가을이었습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일본 아오모리 현의 사과가 90%정도 떨어져 버렸습니다. 한 해동안 애써 재배한 사과가 90%나 팔 수 없게 되자 사과를 재배하던 농민들은 기운을 잃고 한탄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좌절의 순간에도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과가 다 떨어져서 팔 수 없게 되었는데 힘을 다시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나머지 10%의 사과를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한 개당 만 원으로 보통 사과 가격의 10배 이상 비싼 사과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렸습니다. 그 사과는 그 해의 수험생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태풍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90%의 사과가 그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새로운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떨어지지 않은 10%의 사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시점 (視點)이 달랐던 것입니다. 땅만 보지 않고 하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불행가운데에서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Between Parent and Child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Haim G. Ginott (1922-1973) 교육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Happiness is not a destination; it is a manner of travelling, . . Happiness is not an end itself.” 다시말하면 행복이라는 것은 우리가 도달하고자하는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우리 삶의 끝에 행복이 있어 그것을 쫓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생의 여정 가운데 누구든지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갖춰야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이 아닙니다. 역설적이지만 불행 가운데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80%, 90%의 사과의 결실을 거두었음에도 불평하고 좌절할 수 있는 농부가 있고, 심지어 100%의 결실을 거둔 농부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과의 많고 적음에 따라 행복이 결정된다면 사과가 그의 삶을 지배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지난 1년을 돌이켜 볼 때 갑자기 불어온 태풍속에서 90%의 사과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것들을 잃어버린 가정과 성도님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실망과 낙심가운데 계신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아직 나무에 달려있어 떨어지지 않은 10%의 사과를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우리 가정에 그리고 파사데나 장로교회에 아직 떨어지지 않은 열매를 바라보면서 다시 일어났으면 합니다. 함께 바라보며 서로를 격려하며 나아가기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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